[밴툰] 혜아가…

혜아는 어렸을 때 동방신기 팬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영국에서 만났을 때 부터 같이 외국 음악만 들었고, 혜아는 나에게 재즈나 피아노 연주곡을 많이 들려줘서 멋져보였다. 혜아는 음악 관련 학과를 전공한 사람답게 음악에 관한 주관도 뚜렷했고 심지어 난 잘 들리지도 않는 미묘한 음악의 디테일까지 잡아냈다. 그런데 요즘 혜아가 아이돌 음악에 빠져 새벽까지 유튜브를 본단다.그것도 봤던 영상을 보고 또…

사파랑이는 다르다 #1

사랑이는 샤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샤워실에 데리고 들어가는 것도 힘들었는데 작년 여름 사랑이는 샤워를 좋아하게 됐다.러시아를 통해 한국으로 가기 위해 영국을 떠나 유럽을 지나면서 우린 에어컨 없는 밴에서 버티기 위해 강가도 가고 호숫가도 갔다. 그래도 힘들면 이런저런 핑계를 가져다 붙이며 호텔에 들어갔다. 코로나 때문에 에어콘이 작동이 안되거나 제일 싼 호텔만 찾아가다보니 에어콘이 없는 곳도 있었다.…

[다이어리 #27] 우여곡절 끝에

오랫동안 고장나 있던 아이패드가 작년 영국 농장에 오래 머물러 있을 때 뜻하지 않게 살아났다. 그래서 그때 부터 우리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는데 얼마 그리지도 못하고 다시 아이패드는 고장나버렸다. 나의 허접한 그림을 좋아해주던 모든 사람들(혜아와 내 동생 단 두명)이 열열이 응원해준데다가 혜아가 생일 선물로 새 아이패드를 사주면서 다시 시작하려 했다. 그 동안 단 한번도 그려본 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