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린 여전히 넉넉하지 않지만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안정이 되었다.
1월에 입양해서 어느 덧 우리와 5개월 넘게 함께 한 파랑이도 안정되어 가는 듯 하고, 한번도 겪어 본 적 없는 큰 개 차별을 한국와서 실컷 당하고 우울해 있던 사랑이도 많이 원래대로 돌아온 것 같다.
혜아와 나도 번듯한 직장이나 두둑한 월급 봉투가 매달 꽂히는건 아니지만 가끔 맛있는 음식 사먹고 사파랑이들 사료와 간식을 부족하지 않게 사줄 수 있고 그리고 한 달에 한번은 멀지 않은 곳에 당일치기로 놀러 갔다 올 수 있다.
이렇게 우리의 기준에서 평온한 일상을 찾게되니 이제는 몇 가지 욕심 또는 목표가 생기기 시작했다. 열심히 돈을 모으고 싶어졌고 얼른 크로아티아에 다시 가고 싶어졌다. 특히 난 우리가 좀 더 편안하고 넓게 한국의 이곳저곳을 다닐 수 있게 조금 큰 SUV로 바꾸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금전문제로 이내 마음을 접었다.
혜아는 여전히 ‘혜아밴’을 만드는 계획을 굳건히 지키며 많은 리서치(유튜브 시청)와 설계(내부 인테리어 상상)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 또한 현실적인 금전문제로 좀더 작은 차로 구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좋은 밴을 살 수 있게 옆에서 도와주지 못하는 내가 좀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반드시 자기 혼자서 다 하겠다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면 귀엽고 뿌듯하다.
올해 안에는 혼자서 전동공구를 한 손에 들고 ‘라라 크로프트’처럼 멋있고 섹시하게 혼자서 막 나무 자르고 볼트 조이는 모습을 볼 수 있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