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유튜브 영상 마지막에 난 항상 이 자막을 넣는다.
Life is Now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자막이 뜨는 영상의 마지막까지 보는지 모르겠지만 난 사람들에게 아주 작게나마 메세지를 주고 싶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고 하지만 결국 지금의 인생은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사실 나도 Life is Now라는 말에 절반 정도 공감하고 나머지 절반은 의심을 했더랬다. 밴라이프를 하면서 힘든 순간이 올 때 마다 그런 의심이 공감보다 더 커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와 정착을 하고 돈을 버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다가 일을 멈추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고 있는 요즘, 미래를 위해 돈을 모은다고 하지만 돈이 행복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낀다.
‘나’를 접어두고 열심히 일하고 받은 월급으로 월세를 내고 밥을 먹고 사파랑이 사료와 간식을 사며 돈을 쓸 때엔 짐짓 뿌듯하지만 소소하게 저금까지 하고나서 남은 돈으로 다음 월급을 목메어 기다리는 나를 보고 있자니 텅 비어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사파랑이들은 제대로 돌보지도 못해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져서 밤새 혼자 있었고 난 밤새 일을 마치고 돌아와 녹초가 되어 쓰러져 자기 바빴다. 그나마 다시 일을 나가기 전 한 두시간이 나를 위한 시간이었지만 너무 고된 일 때문에 집중이 되질 않았다.
지금은 비록 그때보다 돈은 적게 벌고 있지만 사파랑이들도 내가 돌볼 수 있고 혜아의 밥도 챙길 수 있으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 현재에 집중하고 있는 지금의 내가 좋다.
물론 돈이 없어서 쫄리기는 마찬가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