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내부를 깨끗하게 정리 하자마자 시작한건 단열재를 붙이는 작업이였다. 사실 전선 작업을 먼저 하고 단열재를 붙여야 했다는걸 나중에야 깨달았지만 어찌되었든 차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줄 단열이 가장 중요한 기초 공사라고 생각해 우선적으로 작업하기로 했다.
전체적으로 단열재를 붙이기에 어렵지 않은 구조였지만 우리가 구입한 2005년 식 Citroen Relay 밴은 직사각형 모양이 아닌 약간 굴곡이 진 벽면을 가지고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브랜드의 밴들에 비해서 굴곡이 더 심해서 나중에 창문을 붙이거나 샤워실 작업을 할 때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또한 지난 번에도 말했듯이 180cm인 내가 서도 충분할 정도의 높이였지만 천장과 바닥을 모두 단열재를 깔 수 있는 정도의 여유는 없었다. 그래서 천장과 벽면의 단열재는 각각 다른걸 쓰기로 했고 바닥 단열은 포기하기로 했다.
유럽은 비싼 인건비로 인해서 왠만하면 직접 집을 수리하기 때문에 이에 필요한 자재나 공구를 구하는게 어렵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다. 영국에도 다양한 D.I.Y 매장들이 있는데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B&Q에서 대부분의 자재를 구입했다. 전기 관련 자재 부터 인테리어 구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나무 그리고 수도 관련 자재까지 정말 캠퍼밴 개조에 필요한 모든 자재가 있다.
벽면은 25mm 두께의 호일로 양면이 덮혀있는 폼보드 단열재를 썼다. 따로 접착제를 바르지는 않고 벽면에 딱 맞게 잘라서 맞춰 넣은 뒤 액체 폼으로 틈을 메꿔 움직이지 않게 고정했다.

액체 폼은 ‘폼 건’에 꽂아서 뿌리면 거품이 틈새로 들어가 팽창한다. 하루 정도 지나면 딱딱하게 굳어서 단열재 역할을 한다. 겨울에 바깥 온도와의 차이가 커지면 단열 작업이 되어 있지 않은 부분에는 물방울이 맺힌다. 영국의 차들은 날씨의 영향 때문인지 녹이 정말 잘 슨다.
폼보드 단열재 폼 건 카페트 접착제
천장에는 25mm 폼보드 단열재를 붙일 수 없었다. 애매한 내부 높이 때문에 더 얇은 단열재를 써야했지만 25mm보다 얇은 폼보드는 없었다. 결국 폼보드를 붙일 수 없는 벽면의 구석구석에 넣을 ‘미네랄 울’을 천정에도 붙이기로 했다. 접착제는 일반 가정집의 바닥에 카페트를 깔 때 사용하는 카페트 접착 스프레이를 사용했다. 접착력이 엄청 강해서 천장에 접착제를 뿌린 뒤 ‘미네랄 울’을 붙인 뒤 잠깐만 붙잡고 있으면 단단하게 붙는다. 덕분에 천정 단열 작업은 상당히 빨리 끝났다.


창문을 뚫을 곳과 샤워실 작업을 할 곳을 남겨둔 모든 곳에 단열재를 붙이고 구석구석 집어 넣고난 뒤 보온 호일로 덮어 단열공사를 마무리 했다.
단열재와 함께 노출된 차체를 보온 호일로 모두 엎어줘야 물방울이 맺혀 차가 안에서 녹스는걸 막을 수 있다. 물론 꼼꼼하지 못한 나는 이곳저곳에 차체를 노출시켰고, 지난 겨울 경유 난로를 떼면서 엄청난 결로에 시달려야 했다. 결론 현상이 생활하는데 불편하지는 않지만 차를 녹슬게 할 수 있어서 우리처럼 풀타임으로 밴에서 살 계획이라면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
일단 해보지 뭐
이 밴라이프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단 한번도 캠핑카를 타보거나 자본 적이 없었다. 인테리어 자재를 다루거나 공사를 경험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가 밴을 캠퍼밴으로 개조할 수 있었던건 사실 가장 단순한 이유 때문이였다.
‘일단 해보지 뭐.’
우린 너무나 단순해서 어떠한 일을 시작할 때 미리 재거나 계획을 세우지 않고 실패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며 실패한 가능성을 재어가며 두려워할 일이 없었다. 두려움이 없었기에 멋모르고 덤벼들 수 있었고 물론 실수와 실패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바로 수정을 하며 실패의 원인을 깨닫고 다음 작업을 진행해 나갈 수 있었다.
여전히 우리처럼 밴라이프를 하고 싶지만 비싼 완제품 캠핑카를 살 돈은 없고 그렇다고 밴을 개조할 능력도 없으니 어찌하면 좋을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의 경험상 필요한건 엄청난 돈도, 화려한 손재주도 아니다.
하고자 하는 의지와 행동이 있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해결된다고 믿는다.
엄지척!!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