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토리#14] 밴라이프 = 문제+ 해결

2018년 8월 1일.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우린 수리에 필요한 500유로를 모아서 정비소로 차를 몰았다. 차로는 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니 조금만 정신 차리고 운전하면 될터였고 반나절 정도만 기다리면 수리가 다 끝나고 다시 파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들떴다. 에어콘이 없는 밴은 몇 분 거리의 짧은 거리를 가는데도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로 더웠지만…

[밴스토리 #13] 두 번째 주차장 밴라이프

급한대로 길가에 차를 세워서 보니 앞바퀴 저 안쪽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짧은 지식으로도 브레이크 오일이 센다는걸 예상할 수 있었다. 이대로 계속 운행하면서 브레이크를 밟아댄다면 브레이크 오일이 다 흘러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예 제동 기능을 상실할테니 최대한 빨리 어딘가에 차를 세우고 상태를 자세하게 봐야할 것 같았다. 당장 생각나는 곳은 전날 우리가 하루 정박했던 DIY 매장…

[밴스토리 #12] 한여름 파리에서 밴라이프 #2

날씨는 하루가 다르게 더워지고 있었고 밴을 주차한 주차장 주위로 알 수 없는 공사가 시작되었다. 펜스가 놓여지고 커다란 구조물들이 그랑빨레 앞 큰 길을 따라서 세워지기 시작했다. 얼핏보기에는 관람석 같았다.단 하루도 스타벅스의 에어컨 밑에 있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날이 계속되었지만 여지없이 화창한 어느 날 오후, 얼마 전 혜아 덕분에 구매대행 알바가 잡은 덕분에 우리는 스타벅스에 가지…

[밴스토리 #11] 한여름 파리에서 밴라이프 #1

6월로 들어선 파리는 점점 더워지기 시작했다. 단열재 덕분에 26~27도 정도는 밴 안에서 어렵지 않게 생활할 수 있었지만 한낮이 되면 바깥 온도는 30도에 가까워졌고, 밴은 그야말로 찜통이 되었다. 시원한 강가로 가고 싶기도 했지만 파리의 정박지는 그 어느 나라에서 두 번 다시 찾을 수 없는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웬만큼 돈이 많지 않고서야 어찌 샹젤리제 거리에서 살 수 있으랴. 우린 그렇게 무작정…

[밴스토리 #10] 파리 밴라이프의 시작

우여곡절 끝에 파리에 입성했다. 도착하던 날 날씨는 화창했고 거리 곳곳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막 밴을 몰고 파리의 외곽에 들어왔을 뿐인데 기분은 이미 파리 한복판에 있는 듯 신이 났다. 얼마 전 알게 된 캠핑앱을 이용해서 파리 북부 외곽 지역에 적당한 정박지를 찾아 주차를 했다. 큰 레스토랑의 주차장이라 조금은 복잡해 보였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듯 했고, 이미 우리보다…

밴라이프 비하인드 #2

유럽에서 밴라이프를 하면서 한국 음식을 해먹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에요. 한국과 같은 재료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한국 마트에 가도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지요.그래서 앞으로 종종 밴라이프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제한된 재료로 비슷하게나마 한국 음식들을 해먹는 저희의 모습을 보여드릴까해요!그 첫번째로 ‘양파김치 만들기’입니다~ 맛은 보장할 수 없어요…저희 둘다 입맛이 싸구려라서 ^^;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금은 영상과…

[밴스토리 #9] 파리로 가는 길

영국에서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로 향하던 그 당시 돈은 걱정이였지만 스트레스는 아니였다. 돈이 없다는 사실이 머리에서 떠나지는 않았어도 눈 앞에서 펼쳐지는 풍경에 항상 신이났고 옆에서 함께 즐거워 하고 있는 혜아를 보고 있기만 해도 행복했기 때문인지 돈 문제는 언제나 희미하게 생각의 저 뒤로 밀려 있었다.연료는 게이지의 한 칸을 채울 정도만 넣었고 고속도로는 절대 가지 않았으며 제한 속도…

[밴스토리 #8] 상상과 현실의 차이

처음에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만 소리가 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브레이크에서 쇠 갈리는 소리가 커지고 나중에는 달리기만 해도 쇳소리가 났다. 우리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밴라이프는 너무나 흥미진진했고 너무나 두려웠고 너무나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깟 쇳소리에 신경이 크게 쓰이지 않았다. 어쨌든 당장은 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까…게다가 우린 바퀴를 수리할 수 있는 돈이 없었다. 돈이 얼마나 필요할지도 몰랐지만 단…

[밴스토리 #7] 채널을 건너다

밴라이프에 조금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즈음 우리는 영국의 남쪽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었다. 프랑스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였다. 영국과 프랑스 사이를 가로지는 ‘채널 해협’을 건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페리를 타고 바다를 건너거나 유로스타를 타고 땅 속으로 가거나. 우리 밴 크기의 차를 타고 건너기엔 페리가 가장 저렴했기에 그 중에서도 가장 싼 아침 첫 번째…

[밴스토리 #6] 경험치가 +1 증가하였습니다

갈수록 용감해지는 캠핑 장소 하루하루 밴에서 살아가는 날이 늘어날수록 캠핑장소는 점점 과감해졌다. 런던 중부 조그만 마을의 마트 뒷편 주차장과 국도변 쉼터에서 신경이 곤두서는 밤들을 보낸 뒤 우리는 계속해서 Lake District를 향해 운전해 올라갔다. 밴 화장실에 오물이 흘러 넘치고 물탱크가 비어서 쩔쩔 매면서도 우리는 잠잘 장소를 찾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가 가고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