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15] Permaculture

Permaculture: 영속농업. 자급자족의 공동체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것을 꿈꾸며, 지속농업과 그 개념이 유사한 형태의 농업을 일컬음.오래 전 부터 내가 푹 빠져 있는 주제이다. 사실 한글로 번역된 의미는 오늘 글을 쓰면서 처음 알았고 원어 그대로의 의미로는 저것과는 다르다. Permaculture는 자연과 지구의 자원을 소비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시스템 안에서 하나가 되어 필요한 만큼만 쓰고 다시 재생산을 하는,…

[다이어리 #14] 쪼개 살기

택배 일을 그만 두고 내 앞에는 엄청나게 많은 시간들이 놓여있다. 그런데 하고 싶은 일들도 너무 많아 그 많은 시간들도 부족하게 느껴지고 있다. 완성하지 못한 우리의 여행기도 얼른 책으로 내고 싶고 유튜브 구독자 분들을 위해 계획했던 선물 이벤트도 하고 싶으며 사진이나 영어 강의도 틈틈히 하고 싶다. 이 외에도 하고 싶은 일들을 나열해놓고 나니 오래 전 친동생이…

[다이어리 #13] Life is Now

내가 초등학교를 들어가기도 전인 80년대 초반, 아빠는 중동건설 붐을 타고 리비아로 외화를 벌러 갔다. 지금처럼 국제선 비행기가 흔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 쉽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빠는 일년에 한번만 집에 왔다. 때문에 엄마는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나와 내 동생을 키우느라 독박육아를 해야만 했고 우린 아빠 없는 아이로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비만 오면 온통 진흙…

[다이어리 #12] 반려생활

유럽에서 밴라이프를 하며 단 한번도 사랑이와 함께 사는데 불편함을 겪은 적이 없다. 물론 우리의 여행기 글을 읽었다면 몇몇 나라에서 당황했던 적이 있었다는걸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납득할 수 있는 정도의 당황함이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는 평범한 생활이 불가능 할 정도로 불편하고 이 불편함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유도 찾을 수가 없다. 모든 유럽 도시에서 우리는 사랑이와 쇼핑몰도…

[다이어리 #11] 지구를 구하는 똥봉투

밴라이프를 하면서 우리가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된 것 중 하나가 환경문제였다. 최소한의 물과 최소한의 일회용품을 쓰면서 그동안 집에서 살며 얼마나 환경문제에 무심했는지 깨달았다. 우리는 70리터의 물로 일주일을 살 수 있었고 쓰레기 봉투를 꽉 채우는데에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유학을 갔던 2008년도만 해도 영국의 여름은 그리 덥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에어컨이 있는 집을 보기 힘들었고 전자제품 매장에서도…

[다이어리 #10] 오늘 머릿 속을 스쳐간 생각들

1)난 산수를 잘 못한다. 산수를 못하니 수학을 잘할리 만무하다. 암산은 당연히 못하고 계산기를 써서 계산해도 틀린다. 그정도로 못한다. 숫자는 방금 봐놓고서도 잊어버리는데다가 거스름돈을 받아도 내가 맞는 액수를 받은건지 그자리에서 계산을 못한다. 얼마나 못하는지 상상이 되지 않는가? 그래놓고 한국에서 대학교는 이공계를 나왔으니 공부를 잘 했을리가 없다. 학창시절 수학 잘해서 뭐하냐며 비슷비슷한 놈들끼리 앉아 큰소리 치며 키득거렸지만…

[다이어리 #9] 아직은 그럴 뿐

다음 밴라이프를 계획하기 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독일에 잠들어 있는 우리의 밴을 처리하는 것.사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밴을 한국으로 가져오고 싶지만 가져오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한국의 법 때문에 노후경유차량으로 분리될 것이 뻔해서 가져 오더라도 마음대로 탈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그래서 요즘엔 한국이 아닌 영국으로 다시 가져가서 처리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가장…

[다이어리 #8] Sigh no more ladies

4월이면 우린 새로운 챕터에 들어선다. 6개월 동안 택배회사에서 하루 평균 17000 걸음을 걸으며 5kg이 넘는 몸무게를 잃은 결과 정착에 필요한 아주 최소한의 것들을 갖추었고 덕분에 프리랜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기 때문이다.매달 꼬박꼬박 통장으로 들어오는 월급을 포기하는 것이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고 그 사실 때문에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지만 걱정되면서도 기대가 된다는…

[다이어리 #7] 정박지와 나

밴에서 살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정박지였다. 예전 글에서도 쓴 적이 있지만 주변 환경에 따라 우리의 기분은 오르락내리락 했기에 항상 안전하고 아늑하며 눈치 볼 필요 없이 조용히 머물 수 있는 곳을 주로 선호 했다. 물론 그런 곳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어느 날엔 공영 주차장에서 몰래 잘 때도 있었으며 또 어느 날엔 위험한 뒷골목에서 하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