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그래퍼, 작가 그리고 혜아와 사랑이랑 함께 밴에서 살아가는 사람

[밴라이프 이야기 #1-11] 한여름 파리에서 밴라이프 #1

6월로 들어선 파리는 점점 더워지기 시작했다. 단열재 덕분에 26~27도 정도는 밴 안에서 어렵지 않게 생활할 수 있었지만 한낮이 되면 바깥 온도는 30도에 가까워졌고, 밴은 그야말로 찜통이 되었다. 시원한 강가로 가고 싶기도 했지만 파리의 정박지는 그 어느 나라에서 두 번 다시 찾을 수 없는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웬만큼 돈이 많지 않고서야 어찌 샹젤리제 거리에서 살 수 있으랴. 우린 그렇게 무작정…

[밴라이프 이야기 #1-10] 파리 밴라이프의 시작

우여곡절 끝에 파리에 입성했다. 도착하던 날 날씨는 화창했고 거리 곳곳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막 밴을 몰고 파리의 외곽에 들어왔을 뿐인데 기분은 이미 파리 한복판에 있는 듯 신이 났다. 얼마 전 알게 된 캠핑앱을 이용해서 파리 북부 외곽 지역에 적당한 정박지를 찾아 주차를 했다. 큰 레스토랑의 주차장이라 조금은 복잡해 보였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듯 했고, 이미 우리보다…

밴라이프 비하인드 #2

유럽에서 밴라이프를 하면서 한국 음식을 해먹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에요. 한국과 같은 재료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한국 마트에 가도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지요.그래서 앞으로 종종 밴라이프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제한된 재료로 비슷하게나마 한국 음식들을 해먹는 저희의 모습을 보여드릴까해요!그 첫번째로 ‘양파김치 만들기’입니다~ 맛은 보장할 수 없어요…저희 둘다 입맛이 싸구려라서 ^^;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금은 영상과…

밴라이프 뉴스레터 #1

끝이 있는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다 Life is Now 📍 어디에 있나요? 2020년 4월 1일 기준, 저희는 현재 영국 북쪽에 있는 Castleside 지역에 와 있어요.코로나19로 인해 영국도 lockdown되어 대책 회의를 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에어비앤비에서 머물렀답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조금 더 머물게 될 것 같아요! 👀 뭐 하며 지냈어요? 딘   🙋‍♂️ 한국으로 갈 방법을 열심해 생각 중이에요. 지금 살고 있는 캠퍼밴으로 갈지, 아니면 오지에서 당황스러운 상황을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4륜 구동 SUV로 갈지 고민하며 영상도 만들고, 촬영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혜아🙋‍♀️ 생각보다…

[밴라이프 이야기 #1-9] 파리로 가는 길

영국에서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로 향하던 그 당시 돈은 걱정이였지만 스트레스는 아니였다. 돈이 없다는 사실이 머리에서 떠나지는 않았어도 눈 앞에서 펼쳐지는 풍경에 항상 신이났고 옆에서 함께 즐거워 하고 있는 혜아를 보고 있기만 해도 행복했기 때문인지 돈 문제는 언제나 희미하게 생각의 저 뒤로 밀려 있었다.연료는 게이지의 한 칸을 채울 정도만 넣었고 고속도로는 절대 가지 않았으며 제한 속도…

[밴라이프 이야기 #1-8] 상상과 현실의 차이

처음에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만 소리가 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브레이크에서 쇠 갈리는 소리가 커지고 나중에는 달리기만 해도 쇳소리가 났다. 우리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밴라이프는 너무나 흥미진진했고 너무나 두려웠고 너무나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깟 쇳소리에 신경이 크게 쓰이지 않았다. 어쨌든 당장은 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까…게다가 우린 바퀴를 수리할 수 있는 돈이 없었다. 돈이 얼마나 필요할지도 몰랐지만 단…

[밴라이프 이야기 #1-7] 채널을 건너다

밴라이프에 조금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즈음 우리는 영국의 남쪽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었다. 프랑스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였다. 영국과 프랑스 사이를 가로지는 ‘채널 해협’을 건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페리를 타고 바다를 건너거나 유로스타를 타고 땅 속으로 가거나. 우리 밴 크기의 차를 타고 건너기엔 페리가 가장 저렴했기에 그 중에서도 가장 싼 아침 첫 번째…

[밴라이프 이야기 #1-6] 경험치가 +1 증가하였습니다

갈수록 용감해지는 캠핑 장소 하루하루 밴에서 살아가는 날이 늘어날수록 캠핑장소는 점점 과감해졌다. 런던 중부 조그만 마을의 마트 뒷편 주차장과 국도변 쉼터에서 신경이 곤두서는 밤들을 보낸 뒤 우리는 계속해서 Lake District를 향해 운전해 올라갔다. 밴 화장실에 오물이 흘러 넘치고 물탱크가 비어서 쩔쩔 매면서도 우리는 잠잘 장소를 찾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가 가고 싶은…

[밴라이프 이야기 #1-5] 일단 한번 겪어보시라니깐요 2부

보통의 사람은 하룻 동안 물을 얼마나 쓸까? 아마 그 누구도 자신이 얼마나 쓰면서 사는지 계산해 본 사람은 없을거다. 물은 어디서든 틀면 바로 콸콸 쏟아지는 것이며 너무도 쉽게 원하는 만큼 쓰고 버릴 수 있는 것이기에 그 누구도 자신에게 하루에 얼마 만큼의 물이 필요한지 전혀 알지 못한다.이 전에도 언급했지만 우리나라 1인당 물 사용량은 변기용과 세탁용을 제외하더라도 하루에…

[밴개조 #4] 수도 시설 만들기

언제 어디서든지 내가 원할 때 샤워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화장실은 숲 속에서도 해결할 수 있고 밥이야 햄버거만 사먹으면 될 뿐더러 핸드폰을 충전할 곳은 길거리에 차고 넘쳤지만 샤워를 할 수 있는 곳은 밴 안에 반드시 있어야만 했다. 밴을 개조하는 수 개월의 기간 동안 샤워실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왕 만드는거 따뜻한 물도 나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