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을 가지러 가야만 하게 되었다.
6개월 정도 뒤에 다시 돌아올거라고 굳게 믿고 독일 아주머니의 뒷마당 창고 안에 고이 세워 뒀지만 벌써 일 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고 창고를 리모델링 해야만 한다는 연락에 부랴부랴 독일로 가야만 한다.
이런 식으로 밴을 가지러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밴을 다시 보러 간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신이 나면서도 현실적인 걱정들도 함께 밀려온다. 모든 흥분과 걱정은 차치하고 나서 그 밴을 어떻게 해야할지가 가장 고민이다.
그 밴은 우리의 시작이었고 삶이었으며 전부였다. 그냥 고물밴이 아니다. 가성비를 따질 수도 없고 감가상각 따위는 논외인 존재이다. 그런 밴을 한국으로 너무 가져오고 싶지만 경제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이다.
운송회사에 독일에서 한국으로 운송하는 가격을 이메일로 문의했고 어제 답을 받았다. 총 비용은 대략 300만원에서 400만원 정도 들 것으로 예상이 된다. 수 천만원이라면 쿨하게 포기할텐데…
3월 초에 독일로 갈 계획이고 그때까지는 아직 약간의 시간이 있으니 혜아와 함께 조금 더 고민해봐야겠다.
그런데 너무 신난다.